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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시우가 읽어주는 책 '피로사회'

기사승인 2019.10.28  08: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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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철 <피로사회><우울사회> 문학과 지성사/2012

우울증, 소진증후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오늘날의 정신질환은 
심적 억압이나 부인의 과정과는 무관하다. 
그것은 오히려 긍정성의 과잉, 
즉 부인이 아니라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무능함,
해서는 안 됨이 아니라 
전부 할 수 있음에서 비롯된다.

우울증에는 아예 타자의 차원이 
개입되어 있지 않다. 
자기 자신으로 인해,
자신과의 전쟁으로 인해 지치고 탈진해버린다.
그는 자신에게서 걸어 나와 바깥에 머물며 
타자와 세계에 자신을 맡길 줄은 전혀 모른 채 
그저 자기 속으로 이를 악물 따름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남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속이 텅 비어버린 공허한 자아뿐이다.
주체는 점점 더 빨리 돌아가는 쳇바퀴 속에서 마모되어간다.

우울증은 ‘자신의 자주성에 지쳐버린’ 사람,
즉 자기 자신의 주체가 될 힘을 상실한 사람이다.
그는 ‘주도적이어야 한다는 요구’의 
끝없는 반복에 지친 것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자신과 경쟁하면서 
끝없이 자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추월해야 한다는 
파괴적 강박 속에 빠지는 것이다. 
자유를 가장한 이러한 자기 강요는 
결국 파국으로 끝날 뿐이다.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의 이행

타자에 의한 강제가 자기 강제로 대체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거친 노동을 좋아하고 빠른 자, 새로운 자, 
낯선 자에게 마음이 가는 모든 이들아. 
너희는 참을성이 부족하구나. 
너희의 부지런함은 자기 자신을 망각하려는 
의지이며 도피다.
너희가 삶을 더 믿는다면 순간에 
몸을 던지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내실이 부족해서 
기다리지도 못한다.
심지어 게으름을 부리지도 못하는구나!”

“강한 영혼”은 
“평정”을 유지하고 
“천천히 움직이”며,
“지나친 활발함에 대해 거부감”을 품는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중에서

그들은 죽을 수 있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살 수 있기에는 너무 죽어 있는 것이다.

🌸🌸🌸🌸🌸🌸🌸🌸🌸🌸🌸🌸🌸🌸

게으르자
느리게살자
타인과 얽히고설키자
소진되지 않기
부정하기

끝없이 나를 뛰어넘겠다는 강박과 
나의 그림자를 추월하고 싶었던 마음을 느리게로, 멈추게로 바꾸기.
그것이 <피로>를 <우울>을 떨치는 방법이다.

                                    - 읽고 걷고 쓰는 여자 시우 안미정 -

편집국 webmaster@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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