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광주고등법원의 모습./뉴스1 DB |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A 씨(27·여)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2023년 5월 한 병원에서 피해아동을 출산한 뒤 각종 필수 예방접종을 시키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 씨는 같은해 7월 광주의 거주지에서 아픈 신생아를 방치해 실명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조사결과 A 씨는 B형 간염, 결핵, 파상풍, 백일해 등 아동의 질병 예방을 위한 필수 예방접종을 모두 무시하고, 자녀의 한 쪽 눈이 비정상적인 상태인 것을 알면서도 한달 넘게 병원에조차 데려가지 않았다.
A 씨는 병원에 갈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당시 A 씨는 아이와 관련된 소송으로 인해 출생신고를 제때 하지 못해 병원 진료 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피해아동은 한 쪽 눈의 시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했고, 같은해 출생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이를 인지한 지자체의 의료비 지원을 통해 진료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기록에서 확인되는 피해아동의 눈 상태는 일반인이 봐도 심각성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심각한 상태였다"며 "피고인들이 주고 받은 메시지, 피해아동과 주변 환경 사진 등에 비춰볼 때 피해아동이 적절하고도 충분한 보호, 양육 환경 아래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아동의 피해가 매우 중대하지만 전문의는 피해아동에게 선천성 녹내장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속한 병원 진료가 있었다면 시력 상실 상태로 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방임행위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기 어렵지만 직접적 학대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에 대한 출생신고가 늦어지게 된 구체적 사정, 피고인이 사회적 안전망이나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아동의 선천적 녹내장 등 각종 증거를 종합하면 시력 상실이 온전한 피고인의 방임 때문으로만 볼 수 없다. 어린 아이와 피고인이 애착 관계 등을 형성할 여지 등이 열려 있는 점 등을 종합한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온라인 취재팀 webmaster@evernews.co.kr
